오랜만에 고전문법 책을 뒤적일 일이 생겼습니다. 그거랑 관련해서 이거저거 뒤지다가 발견한 와카였어요. 분명 낯이 익은데 잘 기억이 안날 뿐이죠. 하루카3 맛싸 루트에 나온 와카라는데, 맛싸 엔딩 본적 없구요. 맛싸 루트는 탔었을지 모르겠지만 역시 하루카3...다보니 기억에 없어요. 기억나는 건 히노에의 허벅지와 아츠모리의 눈물 글썽글썽 뿐.
그나저나 고전문법 책, 오 이거슨 신세계! 글씨는 내 글씨인데 쓴 기억은 없고 읽을 수는 있으나 독해할 수 없고- 전 바보인가효. 나름 졸업시험 고전문법 선택했던 녀성인데 말이죠...(그러나 그 졸업시험 과목도 잊고 있었음)
그래서, 이런 좋은 한 수 뒤에 이래도 될까 망설였지만 역시 해보렵니다.
思(おも)ひつつ
おもふ(생각하다, 그리워하다, 사모하다 등등..)의 연용형인 おもひ + 접속조사 つつ (~하면서)
현대어로 바꾸면 おもいつつ/おもいながら 정도가 되겠네요.
おもふ는 현대어의 おもう입니다. 표기는 おもふ지만 읽기도 omou라고 읽어요. 어중의 ハ행(は-ひ-ふ-へ-ほ)음이 わ-い-う-え-お으로 발음되는 ハ행전호음 현상 때문이죠.
つつ는 동사의 연용형(흔히 말하는 현대어의 ます형)에 접속되는 접속조사로 '~하면서'라는 의미입니다. 현대어에서도 문어적이긴 하지만 쓰이고 있는 말이에요.
寝(ぬ)ればや
ぬ(자다)의 이연형인 ぬれ + 조사 ば(~라서, ~때문에) + 감탄조사 や
한자를 보시면 알겠지만 ぬ는 현대어의 ねる입니다. 찾아보기 전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조사 ば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확정조건(~때문에)과 가정조건(~라면)입니다. 확정조건일 경우 이연형에 접속되고 가정조건일 경우는 미연형에 접속됩니다. 위에서처럼 이연형에 접속되면 ぬれば의 형태로 '잤기 때문에', 미연형에 접속되면 ねば의 형태로 '잔다면'이 됩니다.
や는 감탄조사로 문절 끝에 자유롭게 붙어 감동을 나타내거나 어조를 다듬어줍니다. 그렇기에 특별히 해석할 필요 없음.
人(ひと)の見(み)えつらむ
ひと(사람) + 주격조사 の(~가/이) + みゆ(보이다)의 연용형 みえ + 조동사 つ(완료)의 종지형 つ + 조동사 らむ(추량)
주격조사 の는 현대어의 が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대어의 の는 연체수식(~의)이나 동격으로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주격의 의미로도 쓰이고 있어요. 음, 뭐라더라 명칭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종속절의 주어를 쓸 때.. 예를 들어 わたしの読んだ本にようと、これは事実である。(내가 읽은 책에 의하면 이것은 사실이다) 예문이 왜이렇게 어렵냐고 하지 마세요. 저도 이런 제가 싫어요.
みゆ는 현대어의 みえる입니다. 이런 みゆ의 연용형에 완료의 조동사 つ가 붙고, 그 뒤에 추량의 조동사 らむ가 붙은 거죠. 고전문법에서는 비러머글 "활용하는 조동사"이기 때문에 종지형에 접속하는 らむ가 붙기 위해서 일단은 つ도 종지형으로 활용한 형태입니다.
현대어로 바꾸면 (あの)人が見えたのだろう 정도가 될 겁니다, 아마.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어요. みゆ땜에 시간 좀 잡아먹더니 갈수록 태산이었거든요. 지금도 확신이 안 서요....ㄷㄷㄷ
夢(ゆめ)と知(し)りせば
ゆめ(꿈) + 조사 と(~라고) + しる(알다)의 연용형 しり + 조동사 き(과거)의 미연형 せ + 조사 ば(~라면)
앞 부분은 현대어와 비슷하니 넘어가고...
조동사 き는 현대어의 과거형 ~た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き의 미연형인 せ는 조사 ば와 접속할 경우에만 나타나는 특수한 형태라고 해요. 'せば'(~했다면, ~했었다면/현대어로는 ~たなら(ば) 정도?)라고 묶어서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사 ば는 여기에서는 '~라면, ~하다면'이란 의미의 가정조건으로 쓰였습니다. 미연형에 접속됐잖아요^^
覚(さ)めざらましを
さむ(깨다)의 미연형 + 조동사 ず(부정)의 미연형 ざら + 조동사 まし(의지,희망) + 조사 を
さむ는 현대어의 さめる입니다. 네, 고어의 동사는 다 이딴 식이었어요... 부정의 조동사 ず가 붙기 위해 미연형 형태(さめ)를 취했어요.
조동사 ず는 현대어의 ~ない고요, 뒤에 조동사 まし를 붙이려고 미연형 형태인 ざら로 활용한 겁니다. 비러머글 활용하는 조동사지요.
조동사 まし는 남들 미연형에 붙어서 1)사실과 반대되는 상상 2)그랬으면 하는 의지, 희망 을 나타낸다고 하네요.
의외의 복병이 끝에 붙은 조사 を인데요. 목적격조사(~을/를)인지 감탄조사(~ね,~よ와 비슷)인지 확신이 안서네요. 목적격조사라고 일단 해석은 해놨지만요...그 편이 더 멋있으니까(응?) を가 목적격조사라면 앞의 조동사 まし는 연체형이 되겠습니다. 감탄조사라면 종지형일수도, 연체형일수도...
개인적으로 이 와카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설명은 애매할 뿐이고...
--------------------------------------------------------------------------------------------------------------------
그리하여 여태까지 뜯어본대로 위 와카를 현대 일본어로 바꿔보면....
(あの人を)思いながら寝たからあの人が見えたのだろう 夢だと知っていたら覚めないだろうに
(그 사람을)그리워하며 잤기 때문에 그 사람이 보였던 거겠지 꿈인 줄 알았더라면 깨지 않았을 것을
...가 되겠네요. 물론 정답일지 아닐지 자신은 없...지요.. 이런 건 원래 정답이 없는 거라며~
개학 전날 전공 공부를, 그것도 아마 앞으로 가르칠 일은 없을 고전문법 공부에 불탄 나란 녀성........싫지않아요 훗.
그러니까 재범아, 꿈에라도 제발, 플리즈.(야)
覚めざらましを。